뒷돈 7.5억 챙기고 ‘청부 수사’ 연루 前경찰 구속 기소

서울의 한 대형 종교단체 내부 갈등을 둘러싼 ‘청부 수사’ 의혹에 연루된 전직 경찰이 7억원대 현금을 받고 브로커 역할을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장윤기 사건 ‘부실 수사’ 의혹과 제주 실종 사건 ‘허위 종결’ 사태에 이어 전현직 경찰의 유착을 통한 ‘수사 청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8일 국민일보 취재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검사 조윤철)는 지난달 말 전직 경찰 A씨를 공무상비밀누설·부정처사후수뢰·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서울 주요 경찰서 수사과장을 지낸 A씨는 2023년 총경으로 명예퇴직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서울 구로구에 소재한 종교단체 소속 고위 인사 B씨 측 관계자로부터 다른 고위 인사 C씨의 횡령 사건을 수사해 달라는 취지의 청탁을 받고 현금 7억5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B씨와 C씨는 이 단체 회장 자리를 놓고 갈등을 빚던 사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C씨는 지난해 12월 서울남부지법에서 특경법상 횡령 혐의가 유죄로 판단돼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은 뒤 항소심 재판 중이다.
검찰 수사와 관련 판결문 등에 따르면 A씨는 경찰 재직 중이던 2022년 3월 C씨 횡령 사건 첩보를 서울 구로경찰서 D경위 등에게 전달했다. 같은 해 7월에는 C씨 사건을 수사하던 D경위에게서 역으로 수사 진행상황과 보완수사요구 이유 등이 포함된 영장전담 검사와의 통화 녹음파일을 전달받아 B씨 측 관계자에게 전달했다. 먼저 구속 기소된 D경위는 지난 6월 서울중앙지법에서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가 일부 유죄로 판단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A씨는 2023년 6월 총경으로 퇴직한 이후에도 C씨의 수사 상황을 B씨 측에 전달하며 총 7억5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2023년 8월 서울 한 식당에서 수사정보를 제공한 대가로 현금 5000만원을, 2024년 6~12월 C씨 사건 기소에 필요한 전관 출신 변호사를 선임한다는 명목으로 세 차례 현금 7억원을 전달받았다.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은 지난 1월 한 차례 기각됐다. 경찰은 A씨에게 변호사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는데, 검사의 보완수사요구에 따라 특경법상 사기 혐의로 변경해 구속영장을 재신청했다. A씨는 결국 지난달 초 구속됐다.
법조계에서는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에 따라 경찰이 막강한 수사권을 쥐게 되면 이 같은 사례가 증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경찰개혁 논의 과정에서 ‘청부 수사’ 견제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출처] - 국민일보
[원본링크] - https://www.kmib.co.kr/article/view.asp?arcid=9000010271&cp=n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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